공간을 나누는 자 누구인가
이번 봄부터 우리는 공간과 형태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공간 속에서 어떤 형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공간은 비로소 나름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마치 김춘수 시인의 ‘꽃’을 생각하게 하네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저 존재하고만 있던 공간 속에 형태가 하나 둘씩 들어가게 되면 無의 상태는 깨어지고,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배치되며 의미를 갖게 되지요.
이런 공간의 형태와 크기, 비율 등이
공간 속에 존재하게 된 형태와 공간의 관계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좋은 구성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구성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얘기를 해볼까요.
우리가 주로 다루고 있는 시각디자인의 영역은 주로 2차원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요.
이런 평면에서도 형태가 정적으로 느껴지는 경우와 동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분명 나뉘지요.
형태와 형태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의 비율을 균일하지 않게 최대한 많이 바꾸게 되면
2차원에서도 충분히 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형태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려면 일종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겠죠.
이런 전략은 상하좌우 등 위치의 문제, 전경과 후경 등 깊이감의 문제,
형태를 겹쳐 놓거나 기울여 배치하거나 간격의 변화를 주는 것 같은 운동감의 문제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이렇게 모든 상황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며 조율하고,
최적의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사람인 거죠^^
제가 거의 늘 다음 시간 예고를 해드렸던 것 같은데, 오늘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자, 다음 시간엔 또 어떤 디자인 얘기를 해볼까요? 기대해주세요.